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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우리가 이 세상에 왔을 때

처음 우리가 이 세상에 왔을 때  그리고 마지막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린 빈 손으로 왔으며 빈 손으로 가야한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우린 대부분 태어남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본래로 비었던 손을 가득 채우는데에만 급급해 하며  세상을 살아갑니다.  우리네 인생의 목표가 어쩌면 그렇게 채우는 일일 터입니다.  한없이 내 것을 늘려 나가는, 끊임없이 닥치는대로 붙잡는 일일 터입니다.  돈을 붙잡으려 발버둥치고, 명예를, 지위를, 권력을, 지식을, 이성을... 그렇듯 유형무형의 모든 것들을 무한히 붙잡으며 이 한 세상 아둥바둥 살아갑니다. 그것이 우리네 삶의 모습입니다. 무한히 붙잡는 삶... 붙잡음으로 인해 행복을 얻고자 하는 삶...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가 그렇게 추구하고 ..

나의 이야기 2020.11.15

누가 세월을 유수와 같다 했나요

♣ 누가 세월을 유수와 같다 했나요 ♣번개불에 콩볶아 먹듯 번쩍번쩍 지나가고,지나온 날을 뒤돌아보면,아쉬움만 남고,앞을 바라보면 안타 까움만이 가득하다. 흘러만 가는 강물같은 세월붙잡을 수 없고 이제 인생을 조금 알만 하고, 느낄만 하고,인생을 바라볼 수 있을만 하니,이마엔 깊은 주름이 깊게 새겨져 있다. 한 조각 두 조각.퍼즐 같은 삶,어떻게 맞추나 걱정하다허 세월만 보내고 퍼즐같은 삶 다 맞추어 갈만하니, 너무도 빠르게 흐른다,세월이. 좀더 일찍 철이 들었더라면,좀더 일찍 깨달았더라면.좀더 성숙한 삶을 살았을텐데, 아쉽고 안타깝지만,살아가야 세월이 있기에.아직은 더 맞추어야 할퍼즐 같은 삶이 있기에. 마지막가는 그날까지 멋지게완성 시키며 살아야겠다.정처없이 흘러가는 강물같은세월이지만 살아있음으로 이..

나의 이야기 2020.11.14

가을/김종길,김현승

가을 김종길 먼 산이 한결 가까이 다가선다 사물의 명암과 윤곽이 더욱 또렷해진다 가을이다 아 내삶이 맞는 또 한 번의 가을! 허나 더욱 성글어지는 내 머리칼 더욱 엷어지는 내 그림자 해가 많이 짧아졌다 가을 김현승(1913-1975) 광주.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관동출판사. 1974년

나의 이야기 2020.11.14

가을 /김용택

가을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들녘이 모두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내 가슴 속의 눈물겨운 인정과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나의 이야기 2020.11.12

Yves Montand-Autumn Leaves..../이브몽땅의 고엽(枯葉)

Yves Montand-Autumn Leaves....이브몽땅의 고엽(枯葉) Oh! je voudrais tant que tu te souviennes Des jours heureux ou nousetions amis En ce temps-la la vieetait plus belle 오! 나는 그대가 기억하기를 간절히 원해요 우리가 정다웠었던 행복한 날들을 그때 그 시절 인생은그렇게도 아름다웠고 태양은 오늘보다 더 작열했었지요 Les feuilles mortes se ramassenta la pelle Tu vois, je n'ai pas oublie... Les feuilles mortes se ramassenta la pelle 낙엽이 무수히 나뒹굴어요 제가 잊지 못했다는 것, 당신도 알고 있지 않..

나의 이야기 2020.11.11

가을/박경리

가을 박경리 방이 아무도 없는 사거리 같다 뭣이 어떻게 빠져 나간 걸까 솜털같이 노니는 문살의 햇빛 조약돌 타고 흐르는 물소리 나는 모른다, 나는 모른다, 그러고 있다 세월 밖으로 내가 쫓겨난 걸까 창밖의 저만큼 보인다 칡넝쿨이 붕대같이 감아 올리자 나무 한 그루 같이 살자는 건지 숨통을 막자는 건지 사방에서 숭숭 바람이 스며든다 낙엽을 말아 올리는 스산한 거리 담뱃불 끄고 일어선 사내가 떠나간다 막바지의 몸부림인가 이별의 포한인가 생명은 생명을 먹어야 하는 원죄로 인한 결실이여 아아 가을은 풍요로우면서도 참혹한 계절이다 이별의 계절이다

나의 이야기 2020.11.11

가슴을 적시는 읽어볼 만한 가을시

1. 가을에 - 권석창 가을에 잔조로운 햇빛 아래 잊었던 사람의 이름 가만히 불러본다. 입술만 나무 잎처럼 잠시 떨리고 소리는 밖으로 나지 않는다. 이 가을, 바람 소소한 가로수 길을 걸으며 추억으로는 아무래도 갈 수 없어 먼 하늘 보다가 고개 숙이면 포도에 떨어지는 마른 낙엽. 내 그대를 사랑함은 이 마을 저 마을 헤맨 바람이 그대 집 문풍지 흔듦이여. 내 그대를 사랑함은 굴뚝새 낮게 날아 그대 집 처마에 깃듦이여. 지푸라기 더미를 스치는 어지러운 바람이여. 2. 가을 - 김지하 어지럼증을 앓는 어머니 앞에 그저 막막하더니 집을 나서는데 다 시든 낙엽을 밟으니 발바닥이 도리어 살갑구나. 3. 가을날 - 김현성 가을 햇살이 좋은 오후 내 사랑은 한때 여름 햇살 같았던 날이 있었네 푸르던 날이 물드는 날 ..

나의 이야기 2020.11.09

가을 저녁의 시/김춘수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가나 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다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가는가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가는가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는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보다

나의 이야기 2020.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