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글>
호박 넝쿨이 햇볕에 녹듯이
8월의 마지막 더운 날입니다
이 날이 지나면 어떡하나 걱정이네요
8월이 가기 전에 떠나야 한다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소원했는데
8월은 저물어 가고
성큼 9월이 오면 꿈이 멀어져
여름의 채소처럼 시들 텐데
8월 가고 9월 오면
생각을 접어야 하나요
꿈도 포기해야 하나요
기다림은 헤어짐보다 더 아프고 초조한데
9월에 또 기다려야 할까요
9월이 오기 전에 가고 싶네요
다시 시작하고 싶네요
내 생각이 아니길
기도하는 날이 오래되었는데
처서 지나면서 날은 짧아지고 여름은 서둘러 떠날 텐데
아침 저녁으로 서늘해 질 텐데
뜨거운 소망은 식을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밤을 지나고 낮이 옵니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나요
부디 마지막이 아니길 다시 힘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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