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촌(江村)-두보(杜甫) 淸江一曲抱村流(청강일곡포촌유)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自去自來堂上燕(자거자래당상연)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老妻畵紙爲碁局(노처화지위기국) 稚子敲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微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갱하구) 맑은 강물 한 굽이 마을을 감싸 흐르고 강촌의 긴 여름, 일마다 한가롭다 저대로 날아가고 날아오는 지붕 위의 제비 서로 친하여 서로 가까이하는 것은 물위의 갈매기요 늙은 아내는 종이에 바둑판을 그리고 어린 아이는 바늘 두들겨 낚시바늘 만드네 병 많으니 필요한 건 오직 약물이니 하찮은 이 몸 이것 외에 무엇을 바랄까 긴 여름날 한가로운 생활을 진솔하게 묘사한 것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전란 중에 가족과 이별하고 고향을 떠나 외롭게 객지를 떠돌던 두보의 더없이 소중한 여유와 심정을 표현하였다고 할 수 있다. 맑은 강이 휘돌아 나간 강촌의 여름 낮에 제비와 갈매기가 쌍쌍이 오가고 있다. 이런 한가함 속에서 늙은 아내는 장기판을 그리고 있고 어린 아들은 낚시를 만들고 있다. 이에 몸을 추스를 약만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소박한 꿈과 자족할 줄 아는 생활의 여유가 보인다. 절로 오고 가는 제비와 서로 가깝고 친한 갈매기 장기판을 만드는 늙은 아내와 어린 아들의 대구(對句)도 참으로 묘미가 있다. 그러나 보는 눈을 달리하면 이 시가 가지는 깊은 의미는 경련(頸聯)에 있다 하얀 종이 위에 일부러 줄을 쳐서 장기판을 만드는 아내와 바늘을 굳이 구부려 낚시를 만드는 아들 이것은 한가하고 평화롭기만 한 자연과는 대조적으로 누구를 이겨 보고 무엇을 잡아 보려는 인간들의 욕심을 풍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시는 한가롭고 평화스럽게 보이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갈매기와 제비로 바꾸어 놓아 만족할 줄 모르고 음험한 술책을 일삼는 세태에 대해 시인은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안스님/소나무에달이 (0) | 2020.02.13 |
---|---|
겨울비 (0) | 2020.02.12 |
사흘만 기다리세요. (0) | 2020.02.10 |
나에게 오신 당신 (0) | 2020.02.09 |
정월 대보름 "소원성취" 만사형통 하소서 (0) | 2020.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