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달밤에 손님과 함께 살구꽃 아래에서 술 마시며 - 소식

ys형님 2020. 6. 22. 21:34

<달밤에 손님과 함께 살구꽃 아래에서 술 마시며 - 소식>

살구꽃이 발로 날아들어

남은 봄마저 흩뜨리는 듯 한데,

(흩어지는 살구꽃잎과 함께 봄이 흩어진다는 뜻)

 

밝은 달이 문으로 들어와

고요히 사는 사람 찾아온다.

(달빛을 의인화 하여

달빛이 그윽히 살아가는

자를 방문 했다는 뜻)

 

옷자락 걷고 달 아래 거닐며

꽃 그림자 밟노라니,

 

환하기가 마치 흐르는 물에

푸른 개구리밥 적시는 듯 하다.

 

꽃 사이에 술자리 펴니

맑은 향기 피어나고,

 

다투어 긴 가지 끌어당기니

향기로운 꽃잎 눈처럼 떨어진다.

 

이 산성의 묽은 술은

마실 만한 것이 못되나,

 

그대에게 권하노니

술잔 속의 달이라도 마시게나.

 

퉁소 소리 끊어지고

달빛만 밝은데,

 

달도 지고 술잔 빌까

오직 그것이 걱정이네.

 

내일 아침 땅을 말 듯

봄바람이 거세게 불면,

 

다만 푸른 잎 사이에

지다 남은 붉은 꽃만 보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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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밝은 봄밤, 살구꽃 아래에서 

술을 마신 것을 읊은 시이다.

고사를 전혀 인용하지 않았다는 것과

시구가 더 없이 청신(淸新)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소동파는 외경(外境)묘사에 뛰어났는데,

의인법과 비유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달빛 밝은 봄밤의 아름다움을 감각적으로 그려냈다.

동파의 시 중에서도 명작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