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푸른 초여름 /김상옥시인 초여름/허영만시인

ys형님 2020. 6. 23. 22:14


+ 푸른 초여름

세상엔 말도 노래도 다 사라진다.
네가 옹아리를 시작하면 ―

물에 뜬 수련, 수련 속의 이슬도 구른다.
꿈꾸듯 네 긴 속눈썹 깜박이면 ―

강보에 싸인 채 요람이 흔들린다.
좜좜좜 네 작은 손등의 푸른 초여름―
(김상옥·시인, 1920-2004)


+ 초여름

물냄새
비가 오려나 보다

나뭇잎 쏠리는
그림자

바람결
따라 흔들리고

애기똥풀에 코를 박은
모시나비

지상은
지금 그리움으로 자욱하다
(허형만·시인,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