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6월/이창호

ys형님 2020. 6. 5. 13:19


6월  /  이창호
​지난 달력 한 장을 찢어 손바닥에 접어 올리니
손바닥 위에서 지난 5월이 너무나 작고 가벼워집니다
유리창에 물방울처럼 톡톡 웃음을 퉁기는 아침
알맞게 물이 오른 6월의 현관문이 열리자
펼쳐둔 종이의 여백을 열고 여름 나무들이 들어가 앉습니다.
한 잎 두 잎 그리움의 잎사귀가 늘어갈수록 
종이 위에서 사연들이 더욱 푸르르 갑니다

당신, 지난 5월에는 달력 한 장의 무게만큼 
편히 지내셨는지요? 여기 6월의 첫날 아침을
그려보냅니다

색다른 배경으로 깊어지는 창 밖 세상이
숲 속처럼 맑아지는 거리에서는 온갖 사물들이
밝은 조명을 단 아침 하늘 아래 주렁주렁
저마다의 녹음을 매달고 걸어다닙니다.

​6월의 달력 /  목필균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 
어나던 하얀 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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