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8월의 시

ys형님 2019. 8. 3. 15:59

         

         8월의 시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오세영·시인, 1942-) 

         


         

        8월의 나무에게  

        한줄기
        소낙비 지나고
        나무가
        예전에 나처럼
        생각에 잠겨있다

        8월의
        나무야
        하늘이 참 맑구나

        철들지,
        철들지 마라

        그대로,
        그대로 푸르러 있어라

        내 모르겠다

        매미소리는
        왜, 저리도
        애처롭노.


        (최영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