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집에는 누구도 없으리라

ys형님 2014. 12. 23. 18:55

 

집에는 누구도 없으리라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집에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

황혼 외에는, 홀로 외로이

겨울날은 커튼에 가려지지 않고

조금 남겨진 공간을 통해 보인다

 

섬광처럼 스쳐가는 젖은 하얀 눈송이들,

보자마자 없어져버린다

지붕과 눈만 있는데, 지붕과 눈 외에는, 아무도 집에 없다

 

한 번 더, 얼음은 그 형체를 따라갈 것이다

다시 한 번 나는 고뇌에 몸부림치리라

지난해의 우울함 때문에

다른 겨울의 시간 때문에

 

지난날의 속죄 받지 못한 부끄러움 때문에

다시 한 번 나는 고통에 몸부림치리라

얼음처럼 차가운 목재는

창틀을 압박하리라

 

그러나 커튼을 통해 침입하는 흔들림은

너의 발자국과 함께 침묵을 지키리라

당신이 올 미래처럼

 

당신은 문 앞에 나타나리라

하얀 단색의 옷을 입고서

마치 눈송이로 지은 것 같은

그런 옷을 입고서

Nacht und Traume(밤과 꿈) D.827

- Mischa Maisky (미샤 마이스키)Cello (첼로 연주)

Franz Peter Schubert (1797 -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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