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밤차로 가는 길

ys형님 2014. 10. 9. 20:28
 
      밤차로 가는길 칠판을 긁어내릴 것 같은 기차바퀴 마찰음이 차마 건드릴 수 없는 적막을 찢으며 아물 것 같지 않을 속살에 파고듭니다 파열음만큼 깎여나간 쇳조각이 하얀 은빛가루로 제멋대로 나부끼고 플렛포옴 그 옆에는 춤추다 죽어나간 쇳가루의 상흔만이 녹슨 자국으로 널브러져 있습니다 여명을 기다렸을까 아니면 찬란한 황혼을 예감했을까 미친 속도로 내질러 보지만 나는 창밖을 볼 수가 없습니다. 보고 싶은데... ... 정말 보고 싶은데 창밖은 온통 숨조차 쉴 수 없는 통유리 흑거울로 꽉 막혀버렸습니다 갈증으로 목이매도 견딜 수 있었지만 지금은 숨이 막혀 가슴이 미어집니다 사랑하는 그대... ... 스쳐 보내기 싫어 이제껏 창에 담아 함께 달려 왔지만 어느새 그대는 사라지고 야위어진 내 모습만 걸려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대도... ... 창밖도 볼 수 없는 이 밤 미친 속도로 기차만 달려갑니다.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