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貧者의 노래

ys형님 2014. 2. 26. 18:05

 

        貧者의 노래
         

        살아가는 일에는 매양 서툴러 가끔씩 인과의 웅덩이에 발을 딛지만 졸참나무가지를 흔드는 바람소리는 그래도 용케 알아들으니 그게 어디냐. 한 방향으로 몸을 눕히는 들풀처럼 가슴이 허한 이들만 오롯이 모여 내 노년의 정원에는 바람만 풍성하여 자주 감기를 앓는다. 오가는 사람들 모두들 자랑할게 많은데 곤궁한 덕에 절로 삶이 겸손하여라. 별을 헤며 즐겨 밤을 새면서 삶을 헤는 일은 어눌하여 자주 남이 우습다. 길눈이 어두워 나선길 헤매기만 하다가 꽃지는 간이역에서 끝내 노을을 만난다.. 그래도 한가지 미소지음은 개망초 꽃피는 소리 들려오는날. 노을 속에서 일어나 다가오는 사람아. 그대의 이마라면 백발도 곱구나.

         

        -<김용균>

        <현대시문학 2004신인 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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