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월의 시 / 함영숙겨울 껍질 벗기는 숨소리봄 잉태 위해2월은 몸사래 떨며사르륵 사르륵 허물 벗는다.자지러진 고통의 늪에서완전한 날, 다 이겨내지 못하고삼일 낮밤을 포기한 2월봄 문틈으로 머리 디밀치고꿈틀 꼼지락 거리며빙하의 얼음 녹이는 달노랑과 녹색의 옷 생명에게 입히려아픔의 고통, 달 안에 숨기고황홀한 환희의 춤 몰래추며자기 꼬리의 날 삼일이나 우주에 던져버리고2월은 봄 사랑 낳으려 몸사래 떤다
초봄이라 말못하고 겨울이라고 말하기엔 긴 겨울을 이겨온 사람들은 달갑지 않을 이도저도 아닌 어설픈 계절의 중립이라고 말하렵니다봄을 조금씩 잉태하며가지마다 파르스름한 빛이 1월보다는 더 짙고생기가 돌아 삶의 활력을 더해주는2월인걸 산을 오르며 실감합니다두터운 겨울옷이 거추장 스러울만치2월은 우리곁에 함께합니다새봄이라고 좋아할때쯤 꽃샘추위가 시샘을 할테니까조심스럽게 봄을 기다려 겨울속에성급한 봄꽃이라도 얼굴 내밀었을까녹아 흐르는 개울가를 살펴보는 눈길은 기대감으로이른봄의 흔적을 찾고 싶어집니다다 채워지지 않는 날짜속에 좋아하는 이 싫어하는 이의 반응을 2월은 해마다두갈래 마음으로 세상을 지켜보는 힘겨움을 감수하며올해도 우리곁을 지켜줍니다달력 네모칸의 아래부분을 송두리째 비워진짧은 날짜를 보며 물같이 흐르는 세월이 아쉬운 사람들은그만큼 앞서 3월을 맞이하는마음들에게 고마움만은 아닐것입니다겨울의 끝자락이 아쉽고 여름의 살인적인 더위로몸서리쳐진 날들이 내안에 생생한데초봄을 잠시 맛배기로 계절은 여름으로 곧장 달려갈게뻔한데 그래서 아직은 겨울잠에서 서성이고 싶은데 2월의 짧다란 날짜가 미워집니다내 삶 언저리 돌아보면 짧아서 2월이 좋았던 기억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음을 인정합니다현실의 삶속에는 빠른 시간들이 미워서 짧은 2월을 반기지않게 되네요지구 온나화로 더위가 길어지는 현대에서2월의 추위쯤 마음껏 즐기고 꼭꼭채워 추워서 좋은 기억들만 많이 담으시길 비개인 뒤의 2월 나뭇가지는 분명 봄이 우리곁을 서성인다고 무언으로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