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월의 시/ 함영숙

ys형님 2014. 2. 5. 18:55

 

2월의 시 / 함영숙

겨울 껍질 벗기는 숨소리
봄 잉태 위해
2월은 몸사래 떨며
사르륵 사르륵 허물 벗는다.

자지러진 고통의 늪에서
완전한 날, 다 이겨내지 못하고
삼일 낮밤을 포기한 2월

봄 문틈으로 머리 디밀치고
꿈틀 꼼지락 거리며
빙하의 얼음 녹이는 달

노랑과 녹색의 옷 생명에게 입히려
아픔의 고통, 달 안에 숨기고
황홀한 환희의 춤 몰래추며

자기 꼬리의 날 삼일이나
우주에 던져버리고
2월은 봄 사랑 낳으려 몸사래 떤다

 

 




초봄이라 말못하고 겨울이라고 말하기엔
긴 겨울을 이겨온 사람들은 달갑지 않을
이도저도 아닌 어설픈 계절의 중립이라고 말하렵니다
봄을 조금씩 잉태하며
가지마다 파르스름한 빛이 1월보다는 더 짙고
생기가 돌아 삶의 활력을 더해주는
2월인걸 산을 오르며 실감합니다

두터운  겨울옷이 거추장 스러울만치
2월은 우리곁에 함께합니다
새봄이라고 좋아할때쯤 꽃샘추위가 시샘을 할테니까
조심스럽게 봄을 기다려 겨울속에
성급한 봄꽃이라도 얼굴 내밀었을까
녹아 흐르는 개울가를 살펴보는 눈길은 기대감으로
이른봄의 흔적을 찾고 싶어집니다

다 채워지지 않는 날짜속에
좋아하는 이 싫어하는 이의 반응을 2월은 해마다
두갈래 마음으로 세상을 지켜보는 힘겨움을 감수하며
올해도 우리곁을 지켜줍니다

달력 네모칸의 아래부분을 송두리째 비워진
짧은 날짜를 보며 물같이 흐르는 세월이 아쉬운 사람들은
그만큼  앞서 3월을 맞이하는
마음들에게 고마움만은 아닐것입니다

겨울의 끝자락이 아쉽고 여름의 살인적인 더위로
몸서리쳐진 날들이 내안에 생생한데
초봄을 잠시 맛배기로 계절은 여름으로 곧장 달려갈게
뻔한데 그래서 아직은 겨울잠에서
서성이고 싶은데
2월의 짧다란 날짜가 미워집니다

내 삶 언저리 돌아보면 짧아서 2월이 좋았던
기억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음을 인정합니다
현실의 삶속에는 빠른 시간들이 미워서
짧은 2월을 반기지않게 되네요

지구 온나화로 더위가 길어지는 현대에서
2월의 추위쯤 마음껏 즐기고 꼭꼭채워
추워서 좋은 기억들만 많이 담으시길
비개인 뒤의 2월 나뭇가지는 분명 봄이
우리곁을 서성인다고 무언으로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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