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 흰구름/ 나태주 시인

ys형님 2020. 12. 6. 07:13



겨울 흰구름

나태주 / 시인


아직은 떠나갈 곳이
쬐끔은 남아 있을 듯싶어,
아직은 떠나온 길목들이
많이는 그립게 생각날 듯싶어,
초겨울 하늘 구름 바라 섰는 마음

단발머리 시절엔
나 이담에 죽으면 꼭 흰구름이 되어야지,
낱낱이 그늘 없는 흰구름 되어
어디든 마음껏 떠다녀야지,
그게 더도 말고 단 하나의 꿈이었지요
그렇게 흰구름이 좋았던 거예요

허나, 이제 남의 아내 되어
무릎도 시리고 어깨도 아프다는 그대여
어쩌노?
이렇게 함께 서서 걸어도
그냥 섭섭한 우리는 흰구름인 걸,
그냥 멀기만 한 그대는
안쓰러운 내 처녀, 겨울 흰구름인 걸······.



눈으로 덮인 새하얀 세상에서 새로운
세상을 그려보고픈 요즘입니다.
올해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부푼 기대를 안고 한 해를 알차게 설계했던
지난 1월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차가운 바람에 몸을 움츠리게 되는 겨울이지만
티 없이 깨끗한 하늘에 조그만 흰 구름을 보는
것으로도 얼어붙은 마음을 조금은 녹여드는 것
같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겨울 흰구름』이라는
시를 읽어 봅니다.



"무릎도 시리고 어깨도 아프다는 그대여
어쩌노?
이렇게 함께 서서 걸어도
그냥 섭섭한 우리는 흰구름인 걸,
그냥 멀기만 한 그대는
안쓰러운 내 처녀, 겨울 흰구름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