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흰구름 나태주 / 시인아직은 떠나갈 곳이 쬐끔은 남아 있을 듯싶어, 아직은 떠나온 길목들이 많이는 그립게 생각날 듯싶어, 초겨울 하늘 구름 바라 섰는 마음 단발머리 시절엔 나 이담에 죽으면 꼭 흰구름이 되어야지, 낱낱이 그늘 없는 흰구름 되어 어디든 마음껏 떠다녀야지, 그게 더도 말고 단 하나의 꿈이었지요 그렇게 흰구름이 좋았던 거예요 허나, 이제 남의 아내 되어 무릎도 시리고 어깨도 아프다는 그대여 어쩌노? 이렇게 함께 서서 걸어도 그냥 섭섭한 우리는 흰구름인 걸, 그냥 멀기만 한 그대는 안쓰러운 내 처녀, 겨울 흰구름인 걸······. 눈으로 덮인 새하얀 세상에서 새로운 세상을 그려보고픈 요즘입니다. 올해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부푼 기대를 안고 한 해를 알차게 설계했던 지난 1월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차가운 바람에 몸을 움츠리게 되는 겨울이지만 티 없이 깨끗한 하늘에 조그만 흰 구름을 보는 것으로도 얼어붙은 마음을 조금은 녹여드는 것 같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겨울 흰구름』이라는 시를 읽어 봅니다. "무릎도 시리고 어깨도 아프다는 그대여 어쩌노? 이렇게 함께 서서 걸어도 그냥 섭섭한 우리는 흰구름인 걸, 그냥 멀기만 한 그대는 안쓰러운 내 처녀, 겨울 흰구름인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