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이 가네 / 용혜원

ys형님 2020. 11. 25. 07:38



가을이 가네 / 용혜원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 놓은

세상 푸념을 더 듣지 못했는데

발뒤 꿈치를 들고 뒤돌아 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가을이 가네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 주지를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빠져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가는데

가을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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