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이 아름다운 건/이해인

ys형님 2020. 11. 16. 07:58

가을이 아름다운 건 이해인


구절초, 마타리,

쑥부쟁이꽃으로

피었기 때문이다


그리운 이름이 그리운 얼굴이

봄 여름 헤매던 연서들이

가난한 가슴에 닿아

열매로 익어갈 때

몇 몇은 하마 낙엽이 되었으리라

온종일 망설이던 수화기를 들면

긴 신호음으로 달려온 그대를

보내듯 끊었던 애잔함

뒹구는 낙엽이여


아, 가슴의 현이란 현 모두 열어

귀뚜리의 선율로 울어도 좋을

가을이 진정 아름다은 건

눈물 가득 고여오는

그대가 있기 때문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