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어디서 부는지는 코스모스가 일러 주지만
파란 하늘은 우리 마음이 알려줍니다.
지나온 숱한 시간을 마음 졸여 손 한번 제대로 잡지 못하고
허송한 아쉬움을 어이 다 헤아리겠습니까.
코로나로 인해 망가진 뜨락엔 그래도 꽃은 피어 애처롭습니다.
이 가을, 베어내진 국화 정원엔 갈 수 없어도 우린 국화꽃
저버린 뜰에서도 ‘고향의 노래’를 불렀었지 않습니까.
우리 마음 안에는 이미 국화 향이 그윽합니다.
파란 하늘이어야 국화도 어울리듯 우리 마음은 너와 내가
눈 마주칠 때 파란빛이었지요.
가로수의 잎이 가을로 간다고 우리 마음도 가을일 수는 없습니다.
갈잎은 바람에 휩쓸리지만, 하늘은 우리 눈 안에 있습니다.
파란 마음으로 당신에게 오선지에 글을 써서 구름에 실어 놓겠습니다.
구름 빛이 그대의 이마를 스칠 때 마음으로 읽어주십시오
한 편의 시가 아닌 한 곡의 노래로 우리 마음에 와닿을 겁니다
아름다운 ‘그대의 고운 노래는’ 사랑입니다.
당신이 오실 때까지 이 연서를 부치겠습니다.
게으르지 마시오.
연애편지 쓰듯 聯書하는 저는 음악은 못 합니다.
음악인 여러분! 열의와 성의, 그 열정을 존경합니다.
머뭇거리다 가버린 시간은 미련 두지 말고
다가올 시간은 잡아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음악은 모르지만, 여러분을 너와 나, 우리,
그대라는 이름으로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이 마지막 한 장의 사진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 추억을 위해 동행합니다.
음악인 포럼에선 그대와의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언제나
그대의 자리를 비워놓겠습니다.
그리고 행복이란 푯말을 세워두겠습니다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