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침묵하는 연습

ys형님 2020. 6. 14. 07:56

    

    침묵하는 연습/유안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뒤 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들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 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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