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5월.../피천득

ys형님 2020. 5. 12. 09:10

5월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믈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 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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