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오면 / 이길원 산으로 오르겠습니다. 봄눈 질척이는 등산로 따라 이제 막 눈 뜬 시냇물 소리에 가슴 헹구고, 남쪽 바다 거스른 바람으론 얼굴 단장하겠습니다. 옅은 새소리에 가슴 헤치면 겨울 나뭇가지 물오르는 소리. 산골 어디쯤 숨어 있는 암자 찾아 넙죽 절하고 두 손 모아 마음 접으면 선인이 사는 곳 따로 있을까 석양 등진 길손의 헤진 마음 어느 바람인들 못 헹굴까 칼 바람에 웅크린 꽃잎 숨기던 화냥기 못 참아 입술 내밀어 보내는 교태에 가쁜 숨 몰아 쉬는 하늘 걸린 산 산으로 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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