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3월이 오면 / 이길원

ys형님 2020. 3. 13. 08:40

3월이 오면 / 이길원

산으로 오르겠습니다.


봄눈 질척이는 등산로 따라

이제 막 눈 뜬 시냇물 소리에

가슴 헹구고,

남쪽 바다 거스른 바람으론

얼굴 단장하겠습니다.

옅은 새소리에 가슴 헤치면

겨울 나뭇가지 물오르는 소리.

산골 어디쯤 숨어 있는

암자 찾아 넙죽 절하고

두 손 모아 마음 접으면

선인이 사는 곳 따로 있을까

석양 등진 길손의 헤진 마음

어느 바람인들 못 헹굴까

칼 바람에 웅크린 꽃잎

숨기던 화냥기 못 참아

입술 내밀어 보내는 교태에

가쁜 숨 몰아 쉬는

하늘 걸린 산

산으로 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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