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시인

ys형님 2020. 3. 7. 19:49

 해마다 봄이 되면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쉼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봄은 피어나는 가슴.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둑에서
솟는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조병화·시인, 1921-2003)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월은 말이 없고  (0) 2020.03.08
일상의 그리움  (0) 2020.03.08
봄이 오면 나는/이해인 수녀님   (0) 2020.03.07
이른봄의 서정  (0) 2020.03.06
사랑하고픈 당신  (0) 2020.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