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른봄의 서정

ys형님 2020. 3. 6. 21:52


이른봄의 서정


눈 속에서도
봄의 씨앗은 움트고
얼음장 속에서도
맑은 물은 흐르나니
마른 나무껍질 속에서도
수액은 흐르고
하나님의 역사는
죽음 속에서도
생명을 건져 올리느니
시린 겨울밤에도
사랑의 운동은 계속되거늘
인생은
겨울을 참아내어
봄 강물에 배를 다시 띄우는 일
갈 길은 멀고
해는 서산 마루에 걸렸어도
겨울이 지나면
봄은 오게 되어 있나니
서러워 마라
봄은
겨울을 인내한 자의 것이거늘


(김소엽·시인, 1944-)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시인  (0) 2020.03.07
봄이 오면 나는/이해인 수녀님   (0) 2020.03.07
사랑하고픈 당신  (0) 2020.03.06
아내  (0) 2020.03.05
봄이 오는 길목에서/이해인 수녀  (0) 2020.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