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월 - 오세영 -

ys형님 2020. 1. 3. 21:57

1월 - 오세영 -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絃)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 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월/목필균  (0) 2020.01.04
함께 걸어가는 이 길에/ 장시하   (0) 2020.01.04
백년여행  (0) 2020.01.02
새해의 기도 - 이해인 -   (0) 2020.01.02
새해 아침의 기도 - 윤보영 -   (0) 202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