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0월엽서 / 이해인

ys형님 2019. 10. 9. 21:37

10월엽서 /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께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께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없이 부칠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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