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01. L'orphelin - Claude Jerome
02. Ballade Pour Ma Memoire - Francis Lai & Liliane Davis
03. Il Est Trop Tard - Georges Moustaki
04. La Novia - Gigliola Cinguetti
05. Zwei Kleine Sterne - Heintje
06. Porque Te Vas - Jeanette
07. Sous Le Ciel De Paris -Line Renaud
08. Besame Mucho - Mayte Mattee
09. Che Sara - Ricchi e Poveri & Hose Feliciano
10. Lestate Sta Finendo - Righeira
11. Pokarekare Ana - Sissel
12. Canoe Rose - Victor Laz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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