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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야(雪夜)

ys형님 2013. 12. 5. 08:42

 




  

 

설야(雪夜)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야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女人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을 하고

 

흰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김광균作





Tombe La Neige (눈이 내리네) -Nilu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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