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천년을 두고 흐르는 강

ys형님 2013. 11. 8. 18:39

 

 

 

 

천년을 두고 흐르는 강

 

바람 이는 강기슭에 닻 거두는

하얀 나룻배 한 척

속살 환히 꿰 비친 얼음장 밑바닥

 

역사의 신음소리 뒤척이는 어기찬 깊은 물속

웅크린 조룡대釣龍臺 바위 시린 놀빛 씻어 낸다.

 

말을 잃은 샛강이 쩡쩡 말문을 트는

구드래 나루 갈대숲에

지피는 불씨 하나

생명이 이울던 자리 원시의 힘을 본다.

 

세상살이 씀바귀 맛 아득히 먼 지나온 길

천년을 두고 흐르는 물같이

제가끔 등짐 진 채 들고 나는 풀꽃 같은 민초들

 

백마강 풀리는 기미에

외세의 말발굽에 짓밟혀 지도에서 사라진 나라

백제 왕조의 혼이 깃든 부소산성 피가 돈다.

 

 

 

조룡대釣龍臺 :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이 백제에 진격했을 때

백마강에 사 는 용의 방해로 강을 건널 수 없게 되자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마를 미 끼로 용을 낚기 위해 서 있었다는 바위.

 

 

 

한석산 시집 - '한강아리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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