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가면 金秀映 오 헨리의 마지막 담쟁이 잎새를 보듯 달력 12장 가운데 마지막 한 장이 가는 한해를 아쉬워하듯 하얀 벽에 힘없이 창백하게 걸려 있다 열 한 달이 눈 깜짝할 사이 흘러가 마지막 한 장이 뜯기는 날 반갑지 않은 나이만 겉옷을 걸친다 흘러간 시간은 모래 알처럼 셀 수 없어도 희로애락의 주연을 거뜬히 해치운 명 배우 초겨울 첫눈이 바람에 나부끼며 한 장 남은 달력에 마구 낙서를 하고 있다 단풍이 다 떨어진 앙상한 가지에는 내 백골이 결려 있는 환영을 본다 까치밥으로 감나무에 달린 빨간 홍시 눈부신 은백의 눈꽃송이 고깔 모자를 쓰고 텅 빈 내마음을 곱게 물감 들이고 있다 그래도 너를 보고 있노라면 나의 행복지수가 올라가 무지갯빛 꿈이 주렁주렁 감처럼 달리는 새해의 달콤한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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