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2월의 기도 / 이해인

ys형님 2019. 12. 13. 22:12

 12월의 기도 / 이해인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뛰우고 싶은 12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핞으렵니다.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

진정 오늘 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할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 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여

조용히 말 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

오라, 새날이여 !

나를 키우는 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움에 관한 시  (0) 2019.12.15
소중한 친구에게 주고싶은 글  (0) 2019.12.14
2019년 12월 12일 오후 11:03  (0) 2019.12.12
삶 9 / 장시하   (0) 2019.12.12
내 친구에게 보내는 마음의 편지  (0) 2019.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