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시 / 이재호
왜 그런지 모르지만 외로움을 느낀다. 가을비는 싫다. 새파랗게 달빛이라도 쏟아지면 나는 쓸쓸한 느낌인 것은 무엇 때문인가. 낙엽이 떨어진다. 무언가 잃어버린 것도 없이 불안하고 두려운 것은 또 무엇 때문이란 말인가. 잃어버린 것도 없이 허전하기만 한 것은 군밤이나 은행을 굽는 냄새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얼마나 가난한가. 나는 왜 살부빔이 그리운가. 사랑이란 말은 왜 나에게 따뜻하지 않은가. 바람이 분다. 춥다. 옷깃을 여민다. 내 등뒤에는 등을 돌리고 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울음처럼 들린다.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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