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山居(산에 살며) / 懶翁禪師(나옹선사)
바루 하나 물병 하나
가느다란 주장자 하나
깊은 산에 홀로 숨어 마음대로 살아가네.
광주리 들고 고사리 캐어
뿌리 채로 삶나니
누더기로 머리 싸는 것 나는 아직 서툴다
내게는 眞空(진공)의
일없는 禪定(선정)이 있어
바위틈에서 돌에 기대어 잠만 자노라
무슨 대단한 일이 있느냐고
누군가가 불쑥 묻는다면
헤진 옷 한 벌로 백년을 지낸다 하리라
한종일 소나무 창에는 세상 시끄러움 없고
돌 水廓(수곽)에는 언제나 시냇물이 맑다
다리 부러진 솥 안에는 맛난 것 풍족하니
무엇하러 명리와 영화를 구하랴
흰 구름 쌓인 속에 세 칸 초막이 있어
앉고 눕고 거닐기에 스스로 한가하네.
차가운 시냇물은 般若(반야)를
이야기 하는데
맑은 바람은 달과 어울려
온몸에 차갑네.
그윽한 바위에 고요히 앉아
헛된 명예 끊었고
돌병풍을 의지하여 세상 인정 버렸다
꽃과 잎은 뜰에 가득한데
사람은 오지 않고
때때로 온갖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들리네.
깊은 산이라 온종일 오는 사람 없고
혼자 초막에 앉아 만사를 쉬었노라
석자 되는 사립문을 반쯤 밀어 닫아두고
피곤하면 자고 배고프면 밥 먹으며
한가로이 지내노라.

Under A Violet Moon / Sung By : Blackmore`s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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