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담는 그릇 
제자의 끊임없는 불평에 신물이 난 스승이 제자에게 소금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제자가 소금을 갖고 오자, 그는 우울한 얼굴의 제자에게 소금 한 줌을 물에 타서 마시라고 했지요.
“맛이 어떠냐?” “죽을 맛입니다.” 스승은 낄낄거리면서 제자에게 다시 소금 한 줌을 근처 호수에 집어넣으라고 했습니다.
제자가 소금 한 줌을 호수에 휘휘 뿌리자 스승이 말했지요.
“이제 호수의 물을 마셔 보거라.” 제자가 턱 밑으로 물을 뚝뚝 흘리면서 호수 물을 떠 마시자 스승이 물었습니다.
< “맛이 어떤고?” “시원합니다.”
“소금 맛은 나느냐?” “안 납니다.” 스승은 제자의 두 손을 맞잡으며 말했습니다.

“삶의 고통은 순수한 소금과 같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삶에서 경험하는 고통의 양은 똑같아. 정확히 똑같지.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고통의 정도는 고통을 담는 그릇에 따라 달라져. 고통이 느껴질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넓은 마음으로 상황을 인식하는 것뿐이야. 유리잔 말고 호수가 되어야 해.”
우리의 마음은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요? 유리잔일까요? 호수일까요? 고통에 대한 나의 모습에서 내 마음의 크기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소금 인형 / 안치환
바다의 깊이를 재기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 인형 처럼 당신의 깊이를 알기위해 나는 나는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 처럼 소금 인형 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네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 처럼 소금 인형 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네 -시 류시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