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8월/(목필균·시인/안재동·시인)

ys형님 2020. 8. 12. 09:11

 8월

누구의 입김이 저리 뜨거울까

불면의 열대야를
아파트촌 암내난 고양이가
한 자락씩 끊어내며 울고

만삭의 몸을 푸는 달빛에
베란다 겹동백 무성한 잎새가
가지마다 꽃눈을 품는다

(목필균·시인)

 

  

 

 8월

너만큼 기나긴 시간 뜨거운 존재 없느니.
뉜들 그 뜨거움 함부로 삭힐 수 있으리.

사랑은 뜨거워야 좋다는데 

뜨거워서 오히려 미움받는 천더기.

 

너로 인해 사람들 몸부림치고 도망 다니고

하루빨리 사라지라 짜증이지.

그래도 야속타 않고 어머니처럼 묵묵히
삼라森羅 생물체들 품속에 다정히 끌어안고


익힐 건 제대로 익혀내고
삭힐 건 철저히 삭혀내는 전능의 손길.

언젠가는 홀연히 가고 없을 너를 느끼며
내 깊은 곳 깃든, 갖은 찌끼조차
네 속에서 흔적 없이 삭혀버리고 싶다.

때 되면 깊고 긴 어둠 속으로 스스로 사라질,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

(안재동·시인,)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