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인도 / 정연복
내 가슴속 작은 사랑의 모닥불이 꺼질 때
사람들이 왠지 싫어지고 사람들을 만나기가 두려울 때
그래서 슬그머니 바깥 세상에 등을 돌려
나를 내 안에 꽁꽁 가두어 둘 때
어느새 나는 쓸쓸한 무인도가 된다.
겉으로는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 있고
입술로는 대화를 하고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맘속으로는 홀로 고독에 몸서리치는
밤낮으로 외롭고 적적한 무인도가 된다.

그리움에 대해 / 김기만
기다리면 별이 된단다. 슬픔 한 조각으로 배를 채우고 오늘은 쓸쓸한 편지라도 쓰자 사랑하면서 보낸 시간보다 외로웠던 시간이 많았을까 그대 뒷모습 동백꽃잎처럼 진하게 문신되어 반짝이는 내 가슴 구석 노을이 진다 슬프도록 살아서 살아서 슬픈 추억 한줌으로 남아 있는 사랑을 위해 눈감는 저녁 하늘 속에 별 하나가 흔들린다 사람의 뒷모습엔 온통 그리움뿐인데 바람이나 잡고 다시 물어 볼까, 그대
왜 사랑은 함께 한 시간보다 돌아서서 그리운 날이 많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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