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월의 향기

ys형님 2020. 2. 15. 18:07



 

 2월의 향기

 

 

<한효순>

 

 

열두 대문 활짝 열어
곰팡진 귀퉁이 햇살 아래 펼치고


얼룩 위에 그늘질까
조심스레 뗀 발자욱 뒤로
첫 번째 대문 닫히는 소리




귀가 멍하도록
내 팽개치듯 닫긴 문설주에
아쉬움 한 다발
목숨처럼 걸려있다


문틈으로 샌 한줄기 빛에
엿가래처럼 늘어진 그림자
휘청이는 허리춤에 챙긴
바램은
조심스레 들어선 두 번째 마당에서
솔솔 피어나는 꽃향기에 취한다

얼음 밑 개울물 소리
잠든 개구리 귓볼 간질이고
버들강아지 콧노래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