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월/오세영

ys형님 2020. 2. 6. 19:47

 

 

2월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