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편지/이성선

ys형님 2019. 11. 8. 21:44

           가을편지 /
        이성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 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워가고 있습니다

         

        그 빈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달라

        나무에게 줍니다